텍사스 도넛 협회
이상윤 회장,
도넛 불패를 말하다

Bi - vol.5 GDKACC Business Magazine

“도넛 비즈니스는 현재 진행형, 배 고플 때 먹는 음식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

달라스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길목마다 즐비한 DONUTS 간판을 쉽게 마주친다. 무슨 도넛 가게가 한 길 건너 하나인가 싶은데도, 새로 매장을 오픈하는 사람들이 계속 줄을 잇고 있단다. 코로나 팬데믹에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경제 위기에 허덕이고 있는 지금에도 텍사스 지역 도넛 비즈니스는 계속 진행형이다.
텍사스 도넛 협회 추산 달라스 지역 도넛 가게는 1,600여 개. 텍사스 전역에 3,000여 개의 도넛 가게가 흩어져 있는데 절반 이상이 북텍사스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 들 중 한인이 운영하는 비중은 90%. 그 수가 절대적이다. 이 정도의 수치면 텍사스를 대표하는 먹거리가 스테이크가 아니라 도넛이 아닐까? 도넛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계속 순항할 것이라고 말하는 텍사스 도넛 협회 이상윤 회장. 그의 이유 있는 전망을 들어본다.

 

Q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특히 먹거리 비즈니스들이 직격탄을 맞았는요, 도넛 비즈니스는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도넛 가게들도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어요. 초반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고 실내 출입을 금지했을 때 도넛 가게 역시 모두 우왕좌왕하며 힘들었습니다. 특히 사무실들이 모두 문을 닫게 되고 사람들이 출근도 하지 않고 집 밖 외출도 자제하면서 비즈니스 타운에 위치한 도넛 가게들의 매출은 완전 바닥을 쳤습니다. 하지만 식당 내 다인-인(Dine-in)이 계속 금지되던 지난해에도 주택가 인근 도넛 가게들을 중심으로 경기가 점차 살아났고 투고나 딜리버리도 늘면서 오히려 예전보다 매출이 늘어난 영업장들이 많이 있습니다.

 

Q 텍사스 지역에서 도넛 비즈니스가 독보적으로 성행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도넛은 텍사스 특유의 음식 문화에요. 동북부 지역에서 아침 식사로 베이글을 즐기듯 텍사스를 중심으로 미 중남부 지역은 도넛을 아침으로 먹는 게 오래된 음식 문화인 거죠.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어도 특유의 음식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들만의 루틴을 포기하지 않는 거죠. 어제 먹었기 때문에 오늘도 당연히 먹는 음식, 아버지가 먹었기에 지금의 나도 먹는 음식, 그야말로 삶의 일부인 일상식이 바로 도넛입니다.

 

Q 던킨 도넛이나 크리스피 크림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프랜차이즈도 텍사스에서는 정착하지 못한다고들 합니다. 그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고 분명합니다. 로컬 도넛에 비해 맛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도넛은 음식이에요. 음식은 맛이 없으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죠. 한국 사람이 밥맛을 알듯이 미국 사람들은 빵 맛을 압니다. 밥을 해놓고 2~3일씩 두었다가 먹으면 갓 지은 밥보다 맛이 없는 건 당연하겠죠. 로컬 가게에서 매일 새벽마다 신선하게 만들어내는 도넛의 맛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해 긴 시간의 유통기한을 두고 판매하는 기업화된 도넛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처음 몇 번은 호기심에 프랜차이즈 도넛을 사 먹을 수 있겠죠. 그러나 텍사스 로컬 도넛의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프랜차이즈 도넛을 쉽게 선택할 수 없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로컬 도넛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20~30%정도 저렴하죠. 가격도 싼데, 더 신선하고 맛있는 것이 있다면 당연히 그것을 선택하지 않을까요. 바로 이것이 오랫동안 텍사스에서 로컬 도넛이 사랑을 받는 이유입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먹거리도 다양화되면서 사실 도넛을 사양화하는 비즈니스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런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도넛을 정크푸드라고 말합니다. 기름에 튀긴 밀가루에 아주 단 설탕이나 초콜릿 등을 바르니까요. 몇 년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가공식품 제조 때 인공 트랜스지방(trans fats)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이젠 도넛을 튀길 때에도 일명 쇼트닝이라는 기름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먹거리가 다양화되어도 도넛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배고플 때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넛은 텍사스를 벗어나 타 주로도 뻗어나갈 것입니다. 그 이유는 미국은 빵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빵에는 크게 굽는 빵과 튀기는 빵이 있죠. 빵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은 이 두 가지의 빵 중 어느 한 가지만을 선택하지 않고 모두 먹으며 살아가요. 미국 내 각 가정에서는 오븐을 이용해 다양한 빵을 직접 굽죠. 그것이 일상입니다. 그런데 도넛은 가정에서 만들어 먹기에는 절대 간단한 음식이 아니에요. 반죽을 하고 숙성을 시키며 부풀려야 하고 또 기름에 튀겨내어 글레이즈나 초콜릿을 바르는 그 모든 과정이 일반 가정에서 하기에는 복잡합니다. 그래서 저렴한 가격에 손 쉽게 바깥에서 사 먹는 도넛은 절대 쇠락하지 않고 오히려 더 성장할 것입니다.

 

Q 달라스 도넛 가게의 90%가 한인 업주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도넛이 달라스 한인 대표 비즈니스가 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저는 그 이유를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에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민족이 새벽 1~2시 일어나 매일 빵을 만들 수 있을까요? 최근에는 휴가를 내거나 공휴일에 문을 닫는 영업장들도 늘어났지만 대부분의 도넛 가게는 1년 365일 문을 열고 장사를 합니다. 그래서 몇 년 전 한 지역 신문에는 달라스 한인 인구 중 1/4은 도넛 비즈니스와 관련되어 있다는 통계가 실리기도 했어요.

도넛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금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쉬운 기술 그리고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갓 이민을 온 사람들이나 타 주에서 이주를 하는 한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스몰 비즈니스가 도넛입니다. 도넛 가게를 해서 망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어요. 물론 비즈니스가 잘 안돼서 문을 닫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대부분은 크게 욕심내지 않고 가정 경제를 꾸릴 수 있을 만큼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에 체력적으로 힘은 들지만 한인들이 도넛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게 아닐까요.

 

Q 도넛 비즈니스가 호황인 만큼 한인들 간의 경쟁도 피할 수 없는게 현실이네요.

코로나가 경제에 큰 타격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달라스 지역 내에서 새롭게 도넛 가게를 창업하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그건 도넛이 인기라기 보다는 달라스 지역 자체의 성장에서 그 이유를 찾는 게 맞겠죠. 달라스는 현재 미국 내에서 가장 성장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주요 기업의 본사가 여러개가 DFW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인구가 크게 유입돼 예전에는 시골이라고 불리던 외곽지역이 이제는 큰 도시가 됐어요. 텍사스 인에게는 일상 식인 도넛 가게가 따라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순서이니 한인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겠죠. 도넛 가게도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꼭 필요한 시기가 됐습니다.

 

Q 경쟁력을 높인다면 어떤 부분을 예로 들 수 있을까요?

우선 도넛이 음식이니 맛이 중요하겠죠. 더 좋은 재료로 더 맛있는 도넛을 만들어내야 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부분이구요, 이외에도 트렌드에 맞게 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사실 이민 1세대가 운영하던 가게를 자녀들이 물려받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도넛에도 세대교체가 시작된 거죠. 2세대는 전통적인 도넛 메뉴 이외에 최근에는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해 독특한 도넛을 만들어 냅니다.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새로운 도넛 트렌드를 만들어 내기도 하죠.
이들은 또 부모 세대와 달리 영어에 대한 장벽이 없기 때문에 고객과의 소통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SNS를 통한 온라인 소통에도 적극적이고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서 더 많은 고객과 만납니다. 그들의 가진 강점이죠.
그래도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기존의 1세대들도 투고나 딜리버리 앱을 통해 더 다양한 방법으로 비즈니스를 해 나갑니다. 이러한 부분이 다른 매장과는 달리 경쟁력을 갖추어 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10여 년 간 도넛 협회를 맡아오면서 타 주의 많은 분들에게 전화 문의를 받습니다. 그만큼 도넛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으신 거죠. 도넛이 다른 비즈니스에 비해 접근하기 쉬운 비즈니스인 것은 맞지만 그래도 도넛에 대한 이해나 준비가 없이 막연한 기대감으로 덤벼들 수 있는 비즈니스도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도넛 비즈니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시다면 텍사스 도넛 협회로 문의해 주세요.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 텍사스 도넛 협회 문의 :  s2142359465@yahoo.com ]   

Share:

MAGAZINE

Send Us A Mess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