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경찰자녀 장학금 행사, 진정한 수혜자는 한인 상공인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꿈쩍도 않는 강산이 변할 정도니, 10년이란 세월이 얼마나 긴 세월이란 말인가.

달라스 한인사회도 지난 10년간 많이 변했다. 인구도 부쩍 늘었고, 한인들의 사업 규모나 다양성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달라스 한인사회에서 변하지 않은 게 하나 있다. 바로 달라스 경찰국과의 끈끈한 관계다.

이 끈끈한 관계의 시작은 1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달라스한인상공회장이었던 이인선 회장이 ‘달라스 경찰 자녀 장학금 수여식’이라는 행사를 처음 시작했다.

지역사회 치안을 위해 수고하는 경찰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그들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주자는 행사였다.

좀더 까놓고 얘기하자면, 한인 업주들이 안전하게 장사 할 수 있도록 한인타운 치안에 특별히 신경을 써 달라는 암묵적 ‘압박’같은 것이었다.

이 행사는 첫해 큰 ‘힛트’를 쳤고, 그 후 지금까지 매년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서도 온라인으로 이 행사는 진행됐다.

‘달라스 경찰 자녀 장학금’이 경찰국과 한인사회를 끈끈한 관계로 맺어줬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빠듯한 재정으로 경찰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경찰국은 한인사회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치안 이슈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행동하며 화답했다.

한때 로얄레인에서 한인 은행 고객들을 상대로 벌어졌던 ‘뱅크 저깅’의 범인들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작년까지 70명의 경찰 자녀들이 상공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대학에 진학했다. 올해로 14년째를 맞는 이 행사는 경찰국 내에서도 의미 있는 행사로 뿌리내렸다.

지난 2021년 2월 달라스 경찰국 수장으로 부임한 에디 가르시아(Eddie Garcia) 국장은 한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달라스 오기 전부터 상공회의 경찰 자녀 장학금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다고 말해 이 행사가 경찰국 내부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짐작케 한다.

경찰자녀 장학금 행사의 실질적인 수혜자는 경찰관도 아니요 그들의 자녀들도 아니다. 이 행사의 궁극적인 취지는 달라스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 업주들이 안전하게 경제활동을 하고, 그로 인해 그들의 자녀들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행사의 진정한 수혜자는 한인 상공인들과 그 가족인 것이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상공회가 장학사업하는 단체냐”는 비아냥 섞인 말도 나온다. 행사의 궁극적 취지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회장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도 이 행사가 지난 14년간 끊기지 않고 진행된 이유도 달라스한인상공회 존재의 이유가 한인상공인 권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행사에 필요한 재정의 큰 부분은 한인 은행들이나 대형 업체들에서 나오는 후원금으로 충당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인사회의 ‘십시일반’ 후원 없이는 행사를 온전하게 치를 수 없다.

오는 6월 2일(목) 열리는 14번째 경찰자녀 장학금 행사를 위해 올해도 발로 뛰는 상공회 임원진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이라도 건넨다면 후원금 만큼이나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토니 채 | 편집국장 | 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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